"깨우면 죽는다."

카미시로 방계인 츠루카미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났다. 카미시로는 방계도 카미시로라고, 꽤나 탄탄한 중견 회사를 운영 중인 집안이다. 이렇게 금수저로 태어나서 앞으로의 인생길이 탄탄대로일줄만 알았다. 출생: 권력자의 혈통

철이 들 무렵, 그러니까 초등학교 4학년 쯤 되었을 때였다. (키는 작았지만 성격은 조숙했으며 자란 환경 또한 평범하지 않았기에, 좀 일찍 철들고 말았다) 이미 자신에게 특별한 힘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. 이건 오히려 호재였다. 어쩌다 이런 능력이 생긴 건지는 모르겠지만, 응당 자신이 누려야 할 권리라는 듯 자연스러웠다. 진짜 문제는 이때부터 자라지 않았다는 것이다. 다들 늦은 성장기라 생각했고, '남자는 성장기 때 1달에 10cm 씩 큰대' 같은 말을 하였으나, 결국 츠루마사는 끝까지 아이의 모습 그대로였다. 각성: 무지

모든 인생 계획이 무너졌다. 가업 승계에서 동생에게 밀리고, 여러모로 가문의 애물단지 취급을 받으며 무력하게 살아가고 있던 와중, 카미시로 본가에서 제안을 받았다. 자네 오버드라면서? UGN과 연계한 레니게이드 연구에 참여하는 게 어떤가. 직장과 할 일이 생겼으나, 여전히 삶은 그저 그랬다. 그래도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친해진 동료가 생겼다. 카게야마 카즈야. 같이 술도 마시러 다니고 나름 친구라는 생각이 들 때,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내고 귀신같이 사라졌다. 아무 말도 없이! 이 때 큰 배신감을 느꼈으며, 그에 대한 앙금같은 감정만 남았다. 경험: 상실

진정한 전환점이 된 건 카미시로 사츠키였다. 그녀가 중학생 즈음 되었을 때, 츠루마사의 능력을 알아보고 제안했다. 자신이 지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, UGN에 들어가 높은 자리를 노리는 건 어떻겠냐고. 높은 분의 입김으로,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지부장이 되었다. UGN과는 별개로 할 일은 해야 하지 않겠냐며 떠밀리며 맡았던 카미시로 식품 N시 지사도 마찬가지였다. 지부이자 동시에 직장인 그 회사는, 솔라리스의 힘을 양분으로 무럭무럭 몸집을 불려나갔다. 해후: 가족

츠루카미 츠루마사는 확실히 달라졌다. 본인의 힘으로 키운 지사가 있고, 책임지고 있는 UGN 지부가 있다. 명령을 받는 입장에서, 지시를 내리는 위상이 되었다. 하지만 어째서일까? 모든 것이 그리 마음에 썩 들지는 않았다. 어딜 가든 따라다니는 수식표인 '낙하산',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았을 때 당연하다는 듯 딸려오는 '당황', '멸시'. 내가 죽는 날까지 나와 함께하겠지.

[염세적인 / 의욕없는 / 잠만보]

버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