YYMMDD 여섯숫자 / 예외 있음
Narrator (low, tense voice) 한동안 KPC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. 살아있기는 한 걸까요? 우리는 모종의 이유로 모여, 그의 집으로 향합니다. [Sound of footsteps on gravel. Wind howling.] 그리고 대문 옆 초인종을 누르려고 하던 그때, 모두는 목격하고 말았습니다. [Sharp sting. Cut to black.] KPC의 집, 닫힌 창문 안. 창가에 올려진 신원미상인의 머리통을요. [Low rumble. Distant skittering noise.] 그리고… 아, 이 다음 내용은 개미 떼가 A/S중입니다. [Screeching violin.]
환절기로 접어들며 감기가 유행하는 계절이 되었습니다. KPC 또한 마침 심한 감기에 걸렸다고 하네요! 괜찮을까요, KPC는 혼자일텐데요. 열 기운때문인지, KPC는 평소보다도 솔직한 잔 투정이 조금 늘은 듯 보입니다. “저기, 혹시 와 줄 수 있어? 심심하기도 하고…” 아픈 사람이 혼자서 자신의 몸을 돌보는 일은 쉽지 않겠죠. 병문안을 가 볼까요?
처음이 아니지만 처음 만난 것 같은 어색한 두 사람. 둘 사이에서는 뭐라고 형용하기 힘든 기류가 흐르는데…….
“용사님! 눈을 뜨세요. 세상을 구하셔야죠!” 잠자리에 들었던 탐사자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눈을 뜹니다.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건, 잔뜩 겁에 질린 KPC입니다. 창문의 커튼을 쥔 채로 KPC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. “탐사자, 밖을 봐.” 바깥에는…… 오, 이런. 어젯밤 세계가 멸망했던가요?